영화 제목 아노라는 주인공 애니의 두 번째 이름이다. 애니는 아노라라는 이름을 통해 신분 상승을 기대하지만, 현실은 언제나 시궁창이다. 기생충 주인공들이 인생을 바꾸려고 처절하게 몸부림쳐도 제자리였던 것처럼 아노라도 마찬가지이다. 행복이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해주는 아노라 관람평 소개하겠습니다.
영화 아노라 정보
- 장르 : 드라마, 느와르, 멜로, 로맨스
- 감독 각본 편집 : 션베이커
- 주연 : 마이키 매디슨, 마르크 예이델시테인, 유리 보리소프
- 개봉일 : 2024년 11월 6일
- 러닝타임 : 139분 (2시간 19분)
- 제작비 : 600만 달러 (약 86억 원)
- 관람 연령 : 19세 청소년 관람 불가
- 누적관객수 17,016명, 누적매출액 약 1억 7천만 원
목차
아노라 감독 션 베이커
영화 아노라는 77회 칸 영화제 초청작 최고 작품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습니다. 감독 션 베이커는 최근 유명해진 감독으로 사회 비주류 인물들에 대한 시선을 리얼하게 그려낸다는 평가를 받는다. 탠저린을 시작해 플로리다 프로젝트가 이런 류의 영화이며, 이번 작품 아노라도 스트리퍼로 일하는 애니를 통해 사회 이면에 있는 사람들을 그려내고 있다.
아노라 출연진
아노라, 애니 역 배우 아이키 매디슨
뉴욕에서 스프리퍼로 일하는 아노라 (애니). 낮은 신분의 애니는 아노라라는 천박한 이름을 뒤로하고, 재벌 2세 이반과 결혼해 계급 상승을 꿈꾸지만 현실과 꿈의 괴리는 너무나 컸다.
이반 반야 자카로프 역 배우 예이델시테인
러시아 재벌 이세 이반 바냐(영화에선 반야로 나옴). 재벌 아버지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국인 반야와 결혼을 한다. 하지만 결혼을 반대하는 아버지 때문에 아노라 두고 도망가는 철부지.
이고르 역 배우 유리 보르소프
아노라와 반야 결혼 무효를 위해 이반 아버지가 보낸 하수인 중 한 명. 아노라와 같은 평범한 신분의 이고로의 말과 눈빛은 지치고 힘든 아노라의 몸과 마음을 위로해 준다.
아노라 줄거리 결말
주인공 아노라는 뉴욕 한 스트립 클럽에서 일하는 스트리퍼입니다. 몸을 파는 여성이죠. 러시아계 미국인인 아노라 아닌 애니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하루에도 많은 남자 고객을 상대하는 애니는 노련한 스킨십과 영업 스킬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란한 음악과 조명이 꺼지고 피곤에 찌들어 집으로 향하는 모습은 평범하고, 가난하고 직장인의 모습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클럽 사장이 애니를 호출합니다. 한 러시아인 손님이 러시아를 할 줄 아는 직원을 찾았기 때문인데요. 그곳에서 재벌 2세 이반을 만납니다. 이반은 애니를 자신의 집으로 불러내는데 그의 집은 그야말로 초호화 맨션이다.
알고보니 이반 반야는 러시아 억만장자 재벌의 아들로 금수저를 넘은 다이아 수저였던 것이다….
줄거리 및 결말 더보기
엄청난 규모와 화려함에 애니는 정신줄을 놨지만, 이내 땡잡았다는 직감이 드는데요. 그렇게 이반과 계약 관계 연인 관계로 파티에도 초대받고, 함께 라스베이거스에 놀러 가면서 아노라가 원하던 행복한 상상을 현실로 보냅니다.
하지만 반야는 이 생활을 접고 아버지 사업의 경영 수업을 받기 위해 러시아로 돌아가야만 했는데요. 미국에서 지금처럼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었던 반야는 미국 시민권을 얻기 위해 애니에게 청원을 합니다.
애니도 화려한 삶이 좋았고, 인생을 역전 절호의 찬스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곤 제안을 덥석 받아들이죠. 그렇게 애니와 반야는 일주일 만에 라스베가스에서 둘만의 결혼식을 올립니다. 동화 속 신데렐라처럼 아노라는 애니로 인생 역전을 하며 행복한 순간을 즐기게 됩니다.
이것도 잠시 러시아에 있던 이반 부모님은 뒤늦게 결혼 소식을 접하고, 뉴욕에 있는 부하 토로스에게 이 결혼을 당장 무효화 시키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이반 부모님에게 사업이 걸려 있는 토로스는 부하 가닉와 이고르와 함께 이반의 집으로 쳐들어갑니다.
이 소식에 철부니 이반은 무책임하게 와이프 애니를 놔두고 혼자 도망을 칩니다. 애니는 집으로 닥친 하수인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위협하며 자신이 정당한 이반의 아내라는 것을 합니다. 하지만 토로스는 아노라를 꽃뱀 취급할 뿐입니다.
어찌 됐건 다음날 이반의 부모님이 도착하기 전까지 이반을 찾아내야 하는 아노라와 토로스 일당입니다. 이에 네 사람은 사라진 이반을 찾아서 거리를 함께 헤매게 되는데요. 밤을 꼴딱 새고 이반을 마주한 건 다름 아닌 애니의 직장 스트립 클럽.
클럽 술에서 만취가 되어 다른 여자와 시시덕거리고 있는 반야는 철부지이자 무책임의 끝을 보여주는 실망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결국 애니는 결혼 무효화 때문에 법정에도 가게 되고, 이반의 부모님과 대면하지만, 그녀를 변호해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나마 토로스의 부하 중 한 명인 이고르는 애니에게 따듯한 마음씨로 조용히 신경을 써 줍니다. 하지만 이고르도 토로스의 부하였기 때문에 그저 곁에서 지켜볼 뿐 딱히 해 줄 수 있는게 없었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하얀 눈이 내리는 중에 차 안에서 애니를 이고르에게 마음의 표시로 서비스를 해 주려고 하다 갑자기 눈물을 왈칵 쏟아냅니다. 그러고는 이고르를 껴안으며 흐느껴 우는 장면으로 마무리합니다.
아노라가 엔딩에서 보여주는 눈물은 이반을 통해 신분 상승을 하려 했던 것들이 무산된 것에 대한 아쉬움 하나. 그리고 동시에 스트리퍼 애니가 아닌 아노라 자신을 진심으로 아껴 주는 이고르에 대한 고마움이 복잡하게 엮이면서 이 복잡한 감정을 관객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노라 관람평
영화 아노라는 19금의 화끈한 장면과 빠른 이야기 전개로 아트 시네마의 편견을 깨며 관객들에게 새로운 흥미를 줍니다.
주인공 아노라는 직장에서 애니로 하는 이름으로 활동하지만 사실 본명은 아노라입니다. 영화 제목도 아노라라고 지은 것도 애니에서 아노라로 성장하는 모습을 그렸기 때문입니다. 결국 애니라는 이름은 아노라가 꿈꾸는 삶이지만, 그 삶은 가상 현실이며 영화의 메타포이기도 합니다
결국 영화 전반부에서 애니가 겪는 신데렐라 스토리는 후반부에서 계급의 장벽에 부딪혀 결혼이 무산되고, 아노라로 살아가는 현실을 보여줍니다. 영화를 통해 현실과 이상의 대비를 보여주는 것이죠.
이런 구성을 통해 션 베이커 감독은 이전 영화에 비해 명확한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 영화의 구조도 선명할 뿐 아니라 해석의 즐거움을 안겨다 주는 비유들을 영화 속에 속속들이 담아 황금종려상을 받기에 충분한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중반 이반 부모님의 하수인들이 애니를 찾아와서 한바탕 소동을 버리는 시퀀스는 낮은 계급의 사람들끼리 싸우고 욕망이 부딪친다는 점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생각났습니다. 송강호의 반지하 가족과 원래 못 살던 가정부 지하실 가족이 싸우는 장면은 애니와 토로스 일당의 모습이 오버랩 됩니다.
게다가 션 베이커 감독은 이 중반부의 장면을 압축하지 않고 시간의 흐름 그대로 배치해 실제 아노라 입장을 관객들이 느끼도록 만듭니다. 그 속에서 아노라의 당차고 주도적인 삶은 주도적인 여성 캐릭터를 담고자 하는 감독의 애정과 의지가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션베이커 감독은 각본과 연출뿐 아니라 편집까지 직접 한다는 점에서 영화가 참 독특합니다. 사실 작가주의 영화라고 하면 시나리오를 섬세하게 작성하기도 하지만 촬영 현장의 즉흥성 또한 중요하게 다룹니다. 그렇기에 시나리오는 편집 끝나야 완성이 되는 것입니다.
영화는 시각적인 플랫폼이다 보니 한 신의 길이를 어느 정도이며, 어떤 시간의 순서로 배열하느냐에 따라서 관객이 느끼는 정서와 주제가 달라집니다. 그래서 션베이커 감독은 각본, 편집을 모두 함으로 자신만의 영화적 메시지를 완성시키는 것입니다.
그렇다 보니 감독은 촬영 장면을 자신이 편집하다 보니까 현장의 느낌을 잊지 못하고 리듬이 좀 늘어지는 것 같은 단점이 있지만, 반대로 이것은 감독의 고유성을 분명하게 드러나는 장점도 있었습니다.
19금 영화로 선정적인 포스터와 홍보로 영화를 접할 순 있지만, 영화 중후반으로 이어지는 인물의 감정적인 모습은 오랜만에 느끼는 그 어떤 것이었습니다. 겉만 화려한 애니에서 고귀함을 뜻하는 아노라로 돌아오는 모습 속에서 성인동화의 아쉬움과 잔혹함을 본 영화 아노라 관람평 후기였습니다.